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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 방안

작성자 | 남주하 서강대학교 교수   2017-02-24
Share | 미투데이

국내 금융산업의 국제경쟁력은 조사기관에 따라 천차만별이나 대략 30~40위권으로 보여지며,
제조업보다는 훨씬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같은 낮은 경쟁력에는 은행 내부의 책임도 크지만
과도한 규제와 금융정책의 투명성 부족 등 금융감독당국의 책임도 적지 않다.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임금요인인 단일호봉제를 개선하는 등 은행 내부의 비효율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하고 금융회사의 수익창출에 대한 언론의 합리적 비판 자세도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국내금융산업의 더딘 발전에 답답해하면서 ‘한국금융의
삼성전자’가 나타나기를 고대하고 있다. 광복이후 70여 년간 실물경제는
10위권 초반대(GDP규모 및 무역규모)로 도약했지만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여전히 낙후되어 있고, 최근에는 오히려 국제경쟁력이 정체되어 실물경제와
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크게 내부요인과 외부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내부
요인은 흔히 잘 알려져 있는 정보의 생산능력, 금융서비스, 대출기술, 비용구
조와 규모의 경제 등 생산기술성부문과 건전성과 안정성 등 두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면에 외부요인으로는 거시경제환경과 금융기관 규제
및 정책의 투명성과 연계되어있는 금융감독과 금융정책의 역할을 들 수
있다.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제조업과 달리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하며, 특히
정부의 규제와 감독체계, 그리고 건전성과 안정성의 유지가 중요해 금융산업
의 경쟁력 제고는 제조업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이다.

 

국내 금융산업의 국제경쟁력은 아직도 낮은 수준

 

국내 금융산업의 국제경쟁력은 조사기관에 따라 세계 10위안에 드는
최고의 수준부터 아프리카의 우간다 수준에 비교되는 등 다양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먼저 한국금융의 국제경쟁력이 아프리카의 우간다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WEF의 분석결과는 상당히 왜곡된 것이다. WEF에서 발표한
한국의 금융경쟁력은 2014년 80위에서 2015년에는 87위로 아프리카 후진국

의 금융수준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금융경쟁력을
구성하는 총점의 87.5%가 설문을 이용한 주관적인 서베이 결과여서 신뢰성
이 떨어진다. WEF의 결과는 금융경쟁력을 엄격히 조사한 것이 아니라
금융수요자인 기업인들이 느끼는 금융만족도 조사에 가깝다. 한국의 금융경
쟁력이 아주 낮은 이유는 기업인들이 판단하기에 실물경제의 규모와 발전속
도에 비해 금융의 발전은 더디고 금융서비스의 질과 양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다만 WEF가 발표한 금융경쟁력 순위가 신뢰성은
부족하지만 낮은 금융경쟁력의 주원인이 금융제도와 생산기술의 낙후에
기인한다는 사실은 중요한 정책 시사점을 제공한다. 6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IMD의 순위 결과 역시 WEF보다는 낫지만 한국의 금융경쟁력은
중위권(2014년 29위)에 머무르고 있다. 아시아 13개국 중에서도 12위(13위
는 인도네시아)로 최하위권이었으며 IMD 순위 역시 서베이를 통해 산출한
결과여서 상당히 왜곡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183개국의 금융발전지수를 이용해 최근 IMF에서 발표한 한국의
금융발전 수준은 최상위권인 6위로 나타났다. 금융발전지수는 금융기관
발전지수와 금융시장 발전지수로 구성되어 있으며, 두지수는 각각 심도,
접근성, 효율성으로 나누어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지표들이 정량적
경영지표와 GDP대비 금융심화 또는 주가총액 등을 사용하고 있어 실질적
금융경쟁력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예를 들어 금융시장발전지수의 효율성
측정을 주식시장회전율이라는 단일 지표로 측정하고, 한국이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발표하였으나 주식시장회전율은 금융시장의 발전과 관련된 효율성
의 대표지표로는 적절치 못하다. 또한 지나치게 정량적 지표에 치중하다보니
제도적, 환경적 요인들과 건전성과 금융서비스의 질과 양 등 내부 요인들을
간과하는 등 심각한 문제가 있어 금융경쟁력과 거리가 있는 단순한 금융발전
지수에 불과해 보인다.
WEF, IMD, IMF 등 주요 국제기관에서 발표한 국제경쟁력을 종합해보면
한국금융의 국제경쟁력은 대체적으로 30~40위권에 위치한 것으로 판단되
며, 10위권 초반대에 있는 실물경제의 발전 수준에 비해서는 상당히 뒤쳐져
있다. 금융접근성이나 금융심화, 자본시장 등 정량적 부분에서는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으나 아직도 금융규제와 정부 간섭 등의 정성적 측면과 투명
성, 건전성, 수익성, 금융서비스의 양과 질 측면에서 주요국의 선진금융기관
들에 비해 상당한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 및 인식의 변화가 필요

 

국내 은행들의 낮은 국제경쟁력은 은행 내부의 책임도 크지만 정부와
금융감독당국의 책임도 크다는 인식하에 다음의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한다.
첫째,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금융정책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금융규제를 대폭 완화하어 경영의 자율성을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
다 중요하다. 특히 정부와 정치권의 인사개입 근절을 위해서는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등에 인사개입 방지 조항을 넣어 법적근거를 마련하
여야 한다. ‘금융의 삼성전자’를 기대한다면 과연 삼성전자에 정부와 정치권
의 직접적인 인사 간섭이 있었는 지를 반문해볼 필요가 있다.
둘째, 금융소비자의 보호를 위해 법적으로 독립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설립하고 금융감독기관의 독립성 강화와 네가티브 금융감독시스템을 도입
해야 한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교훈도 금융소비자의 보호없이는
건전한 금융산업의 발전은 어렵다는 것이었다. 정보비대칭의 상황에서 금융
약자인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독립된 금융소비자보호
원의 신설이 필요하다. 또한 금융감독기관들의 독립성은 중앙은행의 독립성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에 금융감독기관이 정치권과 정부로부터 독립성과
책임성을 확보해 금융규율의 확립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금융규제
의 획기적인 완화를 위해서는 네가티브 금융감독시스템의 도입도 중요하다.
셋째, 은행은 고비용․저수익의 경영구조를 혁신하고 금융서비스의 양과
질 개선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내 은행의 고비용구조는 고임금구
조에서 적나라하게 나타난다. 국내 은행들의 평균 임금은 각국의 소득수준을
감안하더라도 세계 50대 은행들의 임금수준에 비해 30~60%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률적인 단일호봉제와 같은 잘못된 임금체계를 개선하고 성과연
봉제의 도입과 함께 업무기능과 내용에 따라 임금의 차등화가 필요하다.
넷째, 언론도 금융산업의 낙후에 대해 책임이 자유롭지 못하다. 수수료의
부과나 인상, 그리고 은행의 수익창출에 대한 언론의 부정적인 보도와 인식
의 개선없이는 국내 은행의 경쟁력 제고는 어렵다. 수익성 창출을 일방적으
로 비판할 것이 아니라 수익의 이면에 금융건전성의 훼손이나 금융소비자
보호의 미흡, 고임금 등 내부 혁신이 부족하지 않았는지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따지는 합리적인 비판의 자세가 필요하다.

 

출처 : 하나금융포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