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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술의 기대와 우려

작성자 | 이군희 서강대학교 교수   2017-12-12
Share | 미투데이

블록체인이란 거래 내역을 ‘Peer’라고 부르는 참가자들로 구성된 P2P 네트워크를 통하여 기록하고
관리하는 기술이다. 해외에서는 여러 금융회사들이 모여 IT회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블록체인 관련
상용화 및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지급결제, 증권거래, 자산관리, 파생상품 등에
블록체인 적용을 시도 중이다. 한편,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적용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은 신뢰를 보장해 주는 외부기관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참여자간에 서로 의견이 다른 경우 이를 조정해 주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의 개발자에 의하여 만들어진 가상화
폐인 비트코인은 발행한 지 5년 만에 세계 100대 화폐 안에 들어가면서
사람들은 비트코인 성공에 대한 놀라움과 함께 이를 성공시킨 블록체인
기술에 대하여 주목하게 되었다. 2016년 8월 세계경제포럼에서는 2017년까
지 전 세계 은행의 80%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고 전망하였고,
2025년까지 글로벌 GDP의 10%가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금융회사는 거래비용의 약 30%를 절감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2016년 10월 25일 금융위원회는 2단계 핀테크 발전 로드맵에서 ‘블록
체인 등 신기술과 금융의 융합 선도’라는 목표를 핵심 추진 정책 방향으로
공표하였다. 하지만 2016년 11월 21일 금융권 블록체인의 거대 컨소시움인
R3CEV의 주축 회원인 골드만삭스, 산탄데르가 탈퇴하였고, JP모건 또한
탈퇴할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사람들은 블록체인 기술 자체에 한계점을
느낀 것인지 아니면 R3CEV의 한계를 느낀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게
만들었다. 본 논고에서는 이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줄 수는 없지만 블록체인
기술이란 무엇이고, 현재 어느 정도의 활용단계에 있으며, 기대되는 특징과
조심해야 하는 알려진 문제점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하여 조심스럽게 언급하고자 한다.

 

블록체인의 개념

 

블록체인이란 ‘거래의 기록 및 관리에 대한 권한을 중앙기관 없이 참가자
(Peer)들로 구성된 P2P 네트워크을 통하여 분산하여 블록(Block)으로 기록

하고 관리하는 기술’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거래에 대한 기록은 블록을
연결한 체인의 형태로 보관된다. 보다 구체적으로 거래가 기록되는 과정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일정 시간간격 동안의 사용자 거래 내역을 수집하여
승인하는 과정을 거쳐 새롭게 형성된 블록을 기존의 블록과 체인으로 연결하
고 이에 대한 사본을 각 사용자 컴퓨터에 분산시켜 저장하면 하나의 과정이
완료하게 된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치게 되면 거래를 기록하는 데이터베이
스를 만들 필요가 없으며, 분산 처리로 해킹이 어려워 안전성이 향상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P2P 네트워크을 통해 참여자들은 모든 거래 기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거래에 대한 수정이 불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블록체
인은 거래에 대한 기록을 암호화(Encrypting)시키는 것이 아니라 암호기법
(Cryptography)으로 해싱(Hashing)하여 보안을 처리하고 있다. 정보를 숨기
는 것이 암호화라면 암호기법을 통한 해싱은 정보의 정확성과 위변조를
확인하기 위한 방법으로 누군가 변경을 시도할 때 즉시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블록체인은 정보를 숨기는 것보다는 정보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위변조 확인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블록체인의 활용 현황

 

미국 나스닥(NASDAQ)은 블록체인 기술을 전문투자자용 장외시장인
Nasdaq Private Market 거래에 활용하여 주문-결산-승인-펀드 이체 및 디지털
서명-체결-정산 과정을 3일에서 10분으로 단축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또한
뱅크오브아메리카, HSBC, 싱가포르 정보통신개발청은 다양한 블록체인
기술 테스트 진행 중에 있으며, 리플은 블록체인 기반 해외결제 시스템을
개발하여 상용화 단계에 있다. 호주의 커먼웰스은행, 무역회사 브리건 코튼,
미국의 웰스파고 은행은 공동으로 무역 거래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여
서류 작업 없이 장부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승인하는 스마트계약 방식을
통해 무역금융에서 성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일본
미쓰비시UFJ도쿄은행은 히타치와 함께 블록체인 시스템을 이용한 전자수
표 발행 기술을 개발하여 상용화할 예정에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클라우드 서비스 인 ‘이더리움 클라우드 서비스 (ETH
BaaS·Blockchain as a Service)’를 제공하고 있다. UBS, 도이체방크, 산탄데
르, BNF 멜론은 금융중개업체인 ICAP와 공동으로 블록체인을 기반 디지털

화폐인 ‘USC (Utility Settlement Coin)’를 개발하여 201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고 골드만삭스는 'SETL코인'을 특허 출원하였으며, JP모건도 유사한
프로젝트 추진 중에 있다. 이러한 다양한 블록체인 관련 글로벌 프로젝트들
의 특징을 살펴보면 여러 금융회사들이 서로 연계되어 있으며 IT회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테스트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금융권에서
나타난 블록체인 기반의 대표적인 협의체가 R3CEV이다.
R3CEV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모건 스탠리, 도이
치뱅크, HSBC, UBS를 포함한 50개가 넘는 글로벌 대형 은행들이 참여하여
2015년 9월 미국 블록체인 업체인 R3와 제휴하여 만들어진 협의체이다.
주요 목적은 회원사끼리 블록체인 정보를 공유하고 활용하면서 송금, 결제
등 금융 업무에 적용할 기술을 개발하거나 조사활동을 지원하는 것이다.
해외송금시스템을 우선적으로 개발하여 수수료를 1/10 수준으로 낮추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전자어음 발행, 은행 증명서 발급, FIDO기반 사용자
인증, 비정상 거래를 적발하는 이상금융거래 탐지시스템(FDS)에 대한 활용
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R3CEV 참여에 적극적이어서 KEB하나은행(4월)을 시
작으로 하여 신한은행(6월), KB국민·우리·IBK기업은행(8월)의 가입이 완료
되어 총 5개 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최근 골드만삭스, 산탄데르가 탈퇴하고,
JP모건이 탈퇴할 것이라고 알려지면서 R3CEV 위상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
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금융권에서의 블록체인 활용 영역

 

그렇다면 금융권에서는 어떠한 영역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까? 물론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은 매우 다양하겠지만 현재 주목을 받고
있는 영역은 지급결제, 증권거래, 자산관리, 파생상품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지급결제 시스템에 적용하면 금융 인프라 투자 및
유지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증권을 발행하고 거래 및 결제 과정에서 블록체
인이 활용될 수 있으며 거래에 대한 스마트계약 및 동시결제 체계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특별히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에 매칭을
통해 매매확인이 이루어지고 거래 인증을 통해 소유권이 이전되면서 결제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안정성과 효율
성을 높일 수 있으며, 기존 은행계좌를 연계시키거나 비트코인과 같은

화폐 또는 암호화폐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자산관리 서비스 측면에서는,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조작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투자현황을 안전하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투자자 지분을
간단하고 저렴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파생상품의 경우
는 스마트계약을 통하여 두 당사자 간에 채무를 확정짓고 청산기관에 있는
자산장부에 보관된 자산을 담보장부에 이전하면서 에스크로 서비스와 같은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접목함으로써 거래 상대방의 신용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에 대한 우려

 

그동안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다양한 문제점들을 살펴
보면 블록체인 기술의 적용이 그렇게 간단한 이슈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첫 번째 지적된 문제가 P2P 네트워크 기술은 매우 저렴할 것으로
기대하였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금융 인프라 구축이
개발자와 참가자 모두에게 상당한 비용으로 부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문제는 거래에 대한 상호 인증 과정에서 많은 참여자들의 답변을
요구하게 되는데 인증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하였을 경우 시장운영
지연에 대한 비용과 문제를 해결하고자 소요되는 비효율성에 대한 우려이다.
세 번째는 확장성에 대한 제약이다. 예를 들어, 현재의 비트코인은 초당
7건, 1일당 60만 건의 거래를 처리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를 확장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모든 참여자가 과거의 모든 거래 내역을 보관하기
때문에 거래가 빈번히 발생하는 경우 저장 공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확장에 대한 제약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
네 번째는 블록체인 자체에 대한 보안 문제는 의구심이 없지만 블록이
형성되어 기록되기 이전 단계인 프리-블록체인 단계에서의 보안문제는 매우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운영시
스템 또는 네트워크 환경의 보안이 취약하다면 블록체인 자체의 기록은
완벽하더라도 사용자 시스템을 통해 우회하는 해커 공격이 가능하므로
블록체인의 막강한 보안성은 의미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해커의 공격으로
사용자가 조정당하거나 내부 참가자가 악의적 행동으로 시스템 전체의
보안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섯 번째로 블록체인의 막강한 위변조
방지 기능으로 인하여 이용자가 실수를 하거나 범죄에 따른 우발적 거래에

대하여 취소 불가능하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채굴자가
블록에 포함되어 있는 거래 정보를 검증하기 위해 소위 채굴이라는 암호를
푸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 상당량의 컴퓨팅 파워와 전기 에너지가
요구되는데 결국에는 이러한 부분이 상당한 비용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채굴과정에 사용되는 컴퓨팅 파워는 구글 전체 컴퓨팅
파워의 20배, 전기 요금은 하루에 한화기준 200억 원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비용이 과연 필요한 지에 대한 의문이 재기되고 있다.

 

블록체인의 향후 발전 방향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블록체인의 활용 측면에서 극복해야 하는 다양
한 문제를 지적하였지만 그보다 먼저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 법제적 금융감독
적 환경에서의 적합성 이슈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신뢰를 보장해 주는 제3의
외부기관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참여자간에 서로 다른 의견이 나타났을
경우 조정하는 메커니즘이 미흡하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정교한
규칙 체계가 사전적으로 요구된다. 또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블록
체인 메커니즘을 통제할 법적 근거가 없으며, 따라서 이에 대한 금융감독
기준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에 대한 법제적 환경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분산원장을 이용하는 경우, 누가 누구에게
어떠한 규제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또한 빅브라더 문제를 포함하여 금융규제적인 법적 분쟁이나 소송이
진행되는 경우 사법적 처리를 위한 규제기관 개입에 대한 적법성과 증거
수집을 위한 원칙과 절차 필요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의 분산성과
익명성이라는 특징으로 금융실명제 및 개인정보를 다루는 신용정보법에
대한 상충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금융기관 IT시스템은
처리속도, 해킹방지, 위변조방지, 불법적 거래,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하여
전용선, 폐쇄망을 기반으로 하는 중앙관리 시스템을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러한 금융IT 감독체계에 대한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 즉, 현재의 중앙집중
식, 폐쇄성에서 크라우드 기반 분산형, 개방식으로 전환하는 규제 완화
정책이 함께 병행되어야 성공적인 블록체인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
다.

 

출처 : 하나금융포커스